열린책들 프로이트 전집의 뒤표지에는 - TopicsExpress



          

열린책들 프로이트 전집의 뒤표지에는 프로이트에 대한 여러 유명 인사들의 칭송이나 평가가 실려 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평가다. 당신에 비하면 나는 놀라운 물고기를 낚기 위해 매달린 작은 벌레에 불과합니다. 인상적인 구절이긴 하지만, 언젠가 정확성을 확인해보아야 할 구절이었다. 오늘 나는 이 구절을 조사할 일이 있었다. 이 구절은 전쟁에 관한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의 서신교환 내용에 나온다. 정황은 다음과 같다. 1931년, 국제연맹의 국제지적협력협회는 국제연맹과 지적 생활의 공동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여겨지는 문제들에 관해 대표적 지식인들 사이에 편지 교환을 주선하고, 그 편지들을 정기적으로 공간하기로 하고, 아인슈타인에게 의뢰하였고, 아인슈타인은 편지 교환 상대로 프로이트를 제안했다. 프로이트의 답신을 받은 아인슈타인은 다시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You have made a most gratifying gift to the League of Nations and myself with your truly classic reply. When I wrote you I was thoroughly convinced of the insignificance of my role, which was only meant to document my good will, with me as the bait on the hook; to tempt the marvelous fish into nibbling. You have given in return something altogether magnificent. We cannot know what may grow from such seed, as the effect upon man of any action or event is always incalculable. This is not within our power and we do not need to worry about it. 이 내용을 읽어보면 아인슈타인이 국제연맹에서 부여받은 자신의 역할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다. 두 번째 문장이다. When I wrote you I was thoroughly convinced of the insignificance of my role, which was only meant to document my good will, with me as the bait on the hook; to tempt the marvelous fish into nibbling. 대강 번역하면 이렇다.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썼을 때, 나는 내 역할의 사소함에 대해 전적으로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의도된 나의 역할은 다만 나를 낚싯바늘의 미끼로 삼은 채 나의 선의를 기록하는 것이었으며, 놀라운 물고기가 미끼를 물도록 유혹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구절은 아인슈타인이 자신과 다른 인물을 비교하는 구절이 아니라, 애당초 자신이 이해하고 있었던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는 구절이다. 이제 이것을 저 뒤표지 문구와 비교해보자. 당신에 비하면 나는 놀라운 물고기를 낚기 위해 매달린 작은 벌레에 불과합니다. 아다르고 어다른 게 언어이지만, 달라도 너무나도 다르다. 우리는 얼마만큼의 오류 위에 서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얼마만큼의 오류에 둘러싸인 것일까?
Posted on: Mon, 21 Jul 2014 08:13:5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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