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의 반역논리 =============== 박근혜의 - TopicsExpress



          

한겨레신문의 반역논리 =============== 박근혜의 코카시즘 등록 : 2013.11.15 21:37수정 : 2013.11.16 10:40 툴바메뉴 스크랩 오류신고 프린트 기사공유하기 facebook191 twitter138 보내기 ※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 신매카시즘의 시대 ③ 박근혜의 코카시즘 박정희 괴롭힌 한국판 매카시즘은 2013년 어떻게 딸에게 계승되었나 ▶잊은 줄 알았습니다. 잊고 싶었습니다. 이 단어를 다시 쓰게 될 줄 몰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는 ‘매카시즘’이라는 낯선 용어와 자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매카시즘은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한테 ‘종북’이나 ‘빨갱이’ 딱지를 붙여 무력화시키는 수법을 가리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혹시 알고 있을까요. 자신의 아버지도 한때 매카시즘의 피해자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지난 10월22일 오후 1시께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앞 오거리 한쪽 모퉁이에서는 어버이연합과 블루유니온 등 극우단체 회원 약 100명이 모인 가운데 ‘종북척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법원 안에서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 2차 공판 준비기일이 막 시작될 참이었다. 간이의자를 하나씩 갖다놓고 앉아 있던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이 지나갈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종북 빨갱이 변호사 처단하라, 처단하라.” 전날인 21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어 이석기 의원 변호인단에 대한 극우단체의 집단시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나타냈다. 변협은 성명서에서 “재판을 받는 사람의 정치적 견해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변호인을 대상으로 집단시위를 벌이는 것은 변호사제도 등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상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마저 위협하는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변협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등 극우단체는 내란음모 사건이 터진 뒤 9월 초부터 이석기 의원 등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종북 빨갱이 변호사 나와라”, “빨갱이 이석기 변호하려면 북한으로 가라” 등의 욕설을 하며 변호사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다. ‘종북세력’, ‘빨갱이’의 변론을 맡았으니 해당 변호사도 곧 빨갱이라는 식이었다. ‘우리학교 선생님 사상이 수상해요’ 경희대에서 올해 1학기부터 마르크스 자본론과 변증법적 유물론 등에 관한 강의(과목명 ‘자본주의 똑바로 알기’)를 해온 강사 임승수(38)씨는 지난 9월 초 한동안 원치 않게 유명해졌다. 국가정보원에 간첩·좌익사범으로 신고된 사건 탓이었다. 임씨를 국정원에 신고한 사람은 이 학교 1학년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국정원 누리집을 통해 임씨를 신고한 뒤 그 내용을 갈무리해 학교 쪽에 보냈다. 임씨가 반자본주의 및 반미사상을 갖고 있으며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 간부로 일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 신고 사유였다. 임씨는 민주노동당 시절 서울시당 교육부장을 지냈고, 2011년 말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 등과 합당할 때 탈당했다. 11월4일 만난 임승수씨는 “대학을 통해 누군가 나를 국정원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런데 나중에 일반 시민도 아닌 우리 학교 학생이 나의 사상과 전력이 수상하다며 신고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많이 착잡했다”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 사건을 맡아 변론하거나 대학에서 자본론을 강의하는 행위, 진보정당에 몸담았던 사실 등은 법이든 도덕이든 그 어떤 잣대로도 처벌할 수 없다. 처벌 여부를 논의하는 것도 부당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시민을 종북, 빨갱이, 좌익사범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고 규탄하는 시민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매카시즘이 이미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매카시즘은 1950년대 초반 미국의 조지프 매카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극단적 반공주의에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특정 정치세력이나 개인이 강한 반공주의를 내세워 정치적 반대세력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태도를 가리킨다. 남북 분단 이후 지금까지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한국은 매카시즘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매카시즘으로 인해 오랜 기간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때 ‘빨갱이’로 불렸다. 해방 이후 조선국방경비대 소속 육군 소위의 신분으로 남로당(남조선노동당)에 가입해 활동했다. 1948년 여수·순천사건(여순사건)이 터진 직후에는 반란기도 혐의로 특무대에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여순사건은 좌익 성향의 군인이 이승만 정권의 제주4·3사건 진압 명령에 반발해 일으킨 반란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때 특무대에 남로당 소속 군인 명단을 ‘밀고’한 대가로 살아남았다. 박 전 대통령의 좌익 전력은 집권 전반기인 1960년대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1963년 대통령선거 때는 여순사건 연루 사실이 문제가 됐다. 그해 10월15일 대선을 앞두고 윤보선 민정당 대선 후보가 치열했던 선거전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사상논쟁’이었다. 윤 후보는 9월24일과 28일 연이어 “여순반란사건에 공화당 대선 후보 박정희씨가 관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폭로했다. 윤 후보는 언론을 상대로 “박정희씨는 이질적 사상의 소유자”라고 못박았다. 심지어 “행정운영이 공산당식이라는 말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헐뜯기도 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직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맡으며 사실상 ‘철권통치’를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사상논쟁 앞에서는 수세였다. 군정체제라는 유리한 환경에서 치러진 1963년 대선에서 그는 득표율 46.64%로 윤보선 후보(45.09%)에게 1.5%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민정당 등 야당은 그해 11월26일 국회의원 총선거 때도, 그리고 이후 1967년 대선 때까지 끊임없이 박 전 대통령의 사상을 문제 삼았다. 이에 박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사상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낡은 ‘매카시즘’ 수법”이라며 맞섰다. 박정희의 ‘민족적 민주주의’에 쏟아진 색깔론 야당의 매카시즘 공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좌익 전력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1963년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국가통치 신념을 담은 ‘민족적 민주주의’를 처음 내세웠는데, 야당은 여기에도 집요하게 색깔론을 덧씌웠다. 민족적 민주주의의 이념적 성격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 바로 ‘황용주 필화사건’이었다. 황용주 전 (MBC) 사장은 5·16 쿠데타의 ‘정치적 설계자’로 불릴 만큼 박 전 대통령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두 사람은 대구사범 동기(4기)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권 이후 사장을 거쳐 문화방송 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라는 월간지 1964년 11월호에 ‘강력한 통일정부에의 의지-민족적 민주주의의 내용과 방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 △남북한 불가침조약 체결과 군비 감축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방안 등이었다. 황 전 사장은 이상 네 가지 주장과 함께 미군의 한국 주둔을 가리켜 “자국의 국가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급진적인 주장이었다. 평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생각을 공유한다고 알려진 황 전 사장이 이 논문을 발표하자 민정당 등 야당은 곧바로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민족적 민주주의의 ‘용공성’에 관한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 황용주 필화사건의 불똥이 정부와 여당으로 옮겨붙자 공화당은 적잖이 당황했다. 공화당이 야당의 사상공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용어는 ‘코카시즘’이었다. 한국판 매카시즘이란 뜻이었다. “황용주씨 논문이 던진 파문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채 야당측은 이 기회에 공격의 화살을 정부와 여당 쪽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화당은 이에 적이 당황한듯, 그 대책을 마련하기에 어지간히 부심하고 있는듯. (중략) 한 간부는 ‘야당측에서 황씨 논문을 우리 당 공격자료로 악용한다면, 그건 분명히 ‘코카시즘’(한국판 매카시즘)입니다.”(1964년 11월17일치 발췌) 이석기 사건 변호인 규탄 자본론 강사 국정원 신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빨갱이’로 매도하는 사람들… 매카시즘은 이미 위험 수준이다 18년간 독재했던 박정희도 남조선 로동당 가입 전력 탓에 유독 사상공세에는 약했다 윤보선 등 야당의 사상공세를 ‘한국판 매카시즘’이라고 비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매카시즘 탓에 정치적 위기에 몰렸고, 매카시즘에 편승하거나 되레 이를 주도한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여순사건 당시 남로당 동료 명단을 특무대에 내주고 살아남은 것처럼, 황용주 필화사건 때는 최측근이었던 황 전 사장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버렸다. 앞서 5·16 쿠데타 직후에는 ‘반공을 제1의 국시’로 삼겠다는 혁명공약을 내세웠다. 4000여명에 이르는 진보인사와 일반시민을 ‘용공 및 혁신을 빙자하는 친용공분자’로 검거하기도 했다. 조용수 사장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에 처했고, 악명 높은 반공법을 선포했다. 18년 동안 독재를 펼친 박 전 대통령마저 매카시즘에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붉은 딱지’가 갖는 위력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박 전 대통령이 매카시즘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였다면,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비판·반대세력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매카시즘을 적극 동원했다. 분단이 남긴 트라우마 ‘극우세력 콤플렉스’ 박근혜 정권은 출범 직후 최근까지 1년이 채 안 되는 집권 기간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무단공개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화,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전국공무원노조에 대한 이른바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중·고교용 역사교과서 국정제도 채택 등을 차례로 밀어붙였거나 추진했다. 진보당 해산 청구 직후에는 다른 반국가·이적단체도 강제로 해산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의 경우 정부가 형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해직자 9명의 조합원 자격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교조를 ‘종북세력’으로 내몰려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사립학교법 개정안 가결 직후인 2005년 12월15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전교조 반대 주장과 함께 “한 마리 해충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일 수 있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합법적 교원단체인 전교조를 해충에 비유한 상식 이하의 발언이었다. 다음날에는 “모든 사학을 전교조가 장악하게 되면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반미를 외치고, 북한 집단체조인 ‘아리랑’을 보며 탄성만 지를 것”이라며 스스로 매카시즘을 선동했다.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의 논리는 더욱 빈약했다. 법무부가 제시한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의 주요 근거는 이 정당의 노선이자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의 내용이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제 막 재판이 시작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도 진보당이 없어져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연방제 통일방안과 주한미군 철수, 종속적 한-미 동맹 체제 해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사실 그 무엇보다 황용주 전 문화방송 사장이 밝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민족적 민주주의 내용과 상당 부분 비슷했다.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 체제를 ‘침략’ 또는 ‘종속’ 관계로 규정한 것과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사실이 정확히 일치했다. 북한을 사실상의 국가나 정부로 인정한 뒤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진보적 민주주의든 박 전 대통령의 민족적 민주주의든 ‘민족 자주’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진보당 ‘종북성’의 근거로 제시한 ‘민중’이라는 개념도 사실 진보당보다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즐겨 썼던 표현이다. 1963년 대선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이었던 윤보선 민정당 후보에 맞서 ‘민중세력’을 자임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진보적 민주주의와 민중 등 표현을 들먹이며 진보당을 ‘종북’으로 몰았다.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사학)는 “전교조 불법화, 진보당 해산 청구 등 비판·반대세력을 무조건 종북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박근혜 정권의 행태는 매카시즘과 너무 흡사하다.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원로 역사학자인 서 명예교수는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제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언론이 ‘남로당식 사관이 담긴 역사교과서 채택률이 90%가 넘는다, 교과서 집필자가 좌파다’ 이런 주장을 하니까,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역사 과목 국정교과서 채택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정교과서 제도를 검토한다는 건 유신 시절처럼 교육을 통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또 교과서 필자들을 남로당식 사관을 지닌 좌파,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는데, 이는 국민을 상대로 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서 교수가 지목한 언론은 였다. 이 신문은 역사교과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지난 5월31일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 제목의 사설에서 “현대사 교육의 근본 문제는 교과서 집필에서 채택에 이르는 과정이 좌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좌파가 교과서를 집필하면 좌파 전교조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 이후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밀어붙였다. 교육계 쪽으로 시야를 좁히면 역사교과서 국정제 추진의 걸림돌을 사전에 제거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 진보당 해산 등 하나같이 엄청난 논란을 낳고 있는 일들을 거침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은 뭘까.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형성 과정을 다룬 전기작가 로버트 그리피스의 (한국어판 제목 )을 보면 매카시즘의 등장 배경에는 최소한 다섯 가지 원인이 있었다. 반공주의에 대한 공포, 소련·중국·북한 등과의 냉전, 강한 고집과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매카시의 독특한 성격, 매카시가 속한 공화당의 당파주의와 민주당의 소극적 대처 등이었다. 매카시즘을 주도한 매카시 개인의 성격을 굳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네 가지 이유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와 등의 책을 통해 남북 분단이 한국인에게 남긴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해온 심리학자 김태형씨는 극우보수세력에 대한 한국인들의 공포와 피해의식이 ‘극우세력 콤플렉스’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1950년대 초 미국의 반공주의에 대한 공포와 비슷한 개념이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자(종북주의자, 빨갱이 포함)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곧 죽음이나 사회적 생매장을 의미했다. 극우세력 콤플렉스의 기저에는 ‘죽음이나 사회적 생매장에 대한 공포’가 깔려 있는 것이다. 최근 다큐멘터리 가 상영관을 못 찾아 극장 개봉에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국민들은 천안함 침몰 자체보다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세력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금 남아 있는 분단 트라우마의 핵심이 바로 이 극우세력 콤플렉스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전쟁위기 상황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안보상황과 대북 여론이 크게 악화한 것도 한국판 매카시즘의 한 원인으로 꼽을 만하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7월 한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 5년간 대북정책이 파탄 상황에 이르며 한국 내 대북 여론은 반북을 넘어 ‘혐북’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혐북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와 통일,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세력의 목소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극우의 힘에 대한 집착과 극단적 국가주의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도하는 매카시즘을 적절히 견제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이에 몸을 맡기고 편하게 정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정치학)는 ‘매카시적 수법’인 공안몰이를 주도하는 ‘공안세력’의 득세에 주목했다. “현 정권을 지탱하는 여러 세력 가운데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개혁적 보수인사는 일찌감치 자리를 잃었고, 대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공안세력의 지분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 공안몰이라는 매카시적 수법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불거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리자, 박 대통령도 이들 공안세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에서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종북·친북세력만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민이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송영근 의원, 10월10일)며 ‘남 원장 사퇴 요구하면 종북’이라는 식의 주장이나, “(박근혜 대통령 비판시위 모습) 그걸 보고 피가 끓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민 아닐 것”(김진태 의원, 11월8일)이라는 등의 ‘비국민’ 발언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비판세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거나 아예 국민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이런 행위가 바로 매카시즘의 전형이었다.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판 매카시즘을 부활시켰다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와 전교조 법외노조화 밀어붙여 반대세력 ‘종북’으로 몰아세워 개혁적 보수를 찾아보기 어렵고 민주당 견제는 미미한 가운데 극우세력 콤플렉스·혐북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는 한국의 현실은 시민사회를 위축시키고 있다 로버트 그리피스는 에서 매카시즘 광풍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민주당의 ‘책임 회피’를 꼽았다. 이 책은 매카시즘 광풍에 대한 민주당 태도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반매카시즘은 정치의 종점이다. ‘매카시와 싸운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그리 유리하지 않다’고 한 상원의원은 경고했다. 대체적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과 매카시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두려워했다.” 1950년대 초반 미국 민주당과 최근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등을 대하는 한국 민주당의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여권에서는 합리적 보수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견제는 미미한 가운데, 극우세력 콤플렉스와 혐북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은 박근혜 정권의 매카시즘과 만나면서 시민사회의 위축과 건강성 상실이란 결과를 낳고 있다. 시민이 다른 시민을, 학생이 대학 강사를 종북·좌익사범이라고 신고하는 현상은 그 징후다. 박근혜 정권의 폭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는 극우·반동의 시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세화 발행인은 박근혜 정권을 가리켜 ‘보수정권’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극우세력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보수와 극우의 차이는 경쟁 상대에 대한 인정 여부에서 갈린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나 전국공무원노조 수사,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등을 보면 현 정권은 기본적으로 힘의 논리만을 앞세운 채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도 ‘힘의 논리’에 주목하며 박근혜 정권을 ‘극우세력’으로 분류했다. “보수는 개인의 자유와 소유권, 공동체의 합의, 점진적 변화, 전통과 관습을 중시한다. 한국 정치사를 기준으로 하면 남한 정부 수립 이후의 헌법, 민주적 공화제, 자본주의 제도를 지켜나가고자 한다. 반면 극우는 ‘순결’과 ‘힘’에 집착하는 성향과 극단적 국가주의로 나타난다. 한국의 극우파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친일, 친미파, 재벌편력 경향을 띠는 것도 모두 힘을 숭상하는 극우적 성향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의 매카시즘, 혹은 극우화가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제도권 정당이 이를 적절히 견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의 역동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홍세화 발행인은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대학생 등을 중심으로 정치적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군부독재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이 어떻게 보면 실존적 저항이었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회구성원의 파편화·원자화가 진행되며 구시대적 공안탄압에 제대로 대항할 만한 전선을 형성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중석 명예교수는 비판적 시민의식을 그래서 더욱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시민 모두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에 좀더 관심을 갖고 한국 사회가 이미 직면했거나 곧 맞닥뜨릴지 모를 역사적 퇴행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기다. 체념과 묵인, 도피가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비판적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은 전교조나 진보당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안 전 위원장은 “지금 정부의 전교조 불법화, 진보당 해산 시도 등은 국제적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기본적으로 민주헌정질서의 형식과 내용을 존중해야 하는데, 박근혜 정권의 국정을 보면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에 어긋나 있을 때가 많다. 그런 행태를 오래 끌고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email protected]
Posted on: Sat, 16 Nov 2013 06:27:52 +0000

Trending Topics



Recently Viewed Topics




© 2015